클로로겐산 커피, 로스팅 온도에 따라 얼마나 줄어들까? (팩트 체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라이트 로스팅만 해도 이미 늦습니다. 커피 향이 살아나기 시작하는 순간, 클로로겐산은 이미 40% 넘게 사라진 뒤입니다.

이 글의 연구 자료는 2026년 9월 기준으로 확인했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를 평가하지 않습니다.

커피 생두와 다양한 로스팅 단계의 원두, 그리고 클로로겐산 구조식을 비교한 사진
생두, 로스팅 단계별 원두, 그리고 클로로겐산 구조식

30초 요약

라이트 로스팅만으로도 클로로겐산은 이미 41% 줄어듭니다. 2025년 발표된 최신 연구에서 생두 상태 58.78mg/g이던 클로로겐산이 라이트 로스팅 후 34.45mg/g으로 떨어졌습니다.

더 볶을수록 손실은 커집니다. 미디엄 로스팅에서는 69%, 시티 로스팅부터는 90% 이상이 사라집니다.

원인은 브랜드도, 추출 방식도 아닌 온도 그 자체입니다. 커피 향과 색이 진해질수록 클로로겐산은 그만큼 사라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목차

온도가 올라갈수록 클로로겐산은 사라진다

원두 상세페이지에서 "항산화 성분이 풍부합니다"라는 문구를 볼 때마다 궁금했습니다. 그 커피, 정말 로스팅을 거치고도 성분이 많이 남아있을까요?

결론은 명확합니다. 커피를 볶는 온도가 올라갈수록 클로로겐산은 줄어듭니다. 여기엔 예외가 없습니다. 원두 종류가 다르든, 브랜드가 다르든, 로스팅 온도가 오르면 클로로겐산은 분해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클로로겐산은 열에 약한 성분입니다. 로스팅 온도가 오를수록 분자 구조가 깨지면서 다른 물질로 바뀌고, 그 과정에서 커피 특유의 색과 향이 만들어집니다. 즉 우리가 좋아하는 커피 향 자체가, 클로로겐산이 사라지면서 생기는 결과물입니다.

라이트 로스팅만으로도 이미 41%가 사라진다

"그래도 라이트 로스팅이면 많이 남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2025년 발표된 최신 연구가 이 질문에 정확한 숫자로 답합니다.

Ali 등이 International Journal of Food Science and Techn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커피를 라이트·미디엄·시티·프렌치·이탈리안 5단계로 로스팅해 클로로겐산 총량을 직접 측정했습니다. (Ali 등의 2025년 연구)

로스팅 단계 클로로겐산(mg/g) 생두 대비 손실률
생두(로스팅 전) 58.78 -
라이트 34.45 약 41% 감소
미디엄 18.21 약 69% 감소
시티 5.01 약 91% 감소
프렌치·이탈리안 3~5 약 92~95% 감소

가장 약하게 볶는 라이트 로스팅 단계에서조차 이미 클로로겐산의 41%가 사라진 뒤입니다. 흔히 "라이트 로스팅은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클로로겐산 기준으로 보면 이미 절반 가까이를 잃은 상태로 시작하는 겁니다.

2009년 Moon 등이 같은 방식(230°C·12분)으로 측정했을 때도 손실률이 약 50%에 달했습니다. 두 연구가 사용한 원두와 로스터는 달랐지만, "라이트 로스팅에서도 상당한 손실이 이미 일어난다"는 결론은 같습니다. (Moon 등의 2009년 연구는 이전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그렇다면 더 지키려면 무엇을 포기해야 할까

여기서 제 특허 기술 이야기를 잠깐 드리겠습니다. 저는 160°C 이하, 1차 크랙 전에 로스팅을 멈추는 방식을 10년 넘게 연구해왔습니다. 이 온도는 방금 본 표의 "라이트"보다도 더 낮은 단계입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정직하게 말씀드려야 할 게 있습니다. 이 정도로 낮은 온도에서 로스팅을 멈추면, 우리가 아는 '커피 향'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색깔도 갈색이 아니라 밝은 베이지색이나 옅은 황토색에 가깝습니다. 커피라기보다는 볶은 곡물에 가까운 인상입니다.

즉 클로로겐산을 더 많이 지키고 싶다면, 커피다운 향과 맛을 그만큼 포기해야 한다는 트레이드오프가 있습니다. 이건 어느 로스터도 피해갈 수 없는 물리적 한계입니다. "성분도 많고 향도 진한" 원두는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소비자가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여기서 한 가지 솔직하게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원두 포장지에 로스팅 온도나 시간을 표시해야 한다는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그래서 소비자가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포장지에 적힌 로스팅 단계 표시(라이트·미디엄·다크 등) 정도가 전부입니다.

이 표시만으로 정확한 클로로겐산 함량까지는 알 수 없지만, 방향은 알 수 있습니다.

  • 로스팅 단계 표시가 라이트에 가까울수록 클로로겐산이 더 많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색이 진하고 커피 향이 강할수록 클로로겐산은 더 많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는 문구가 있어도, 로스팅 단계가 다크라면 그 표현은 사실과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라이트 로스팅이면 클로로겐산이 거의 그대로 남아있나요?

아닙니다. 라이트 로스팅 단계에서도 이미 41% 정도가 사라진 상태입니다. "약하게 볶았다"는 것과 "성분이 거의 그대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Q2. 다크 로스팅은 클로로겐산이 얼마나 남나요?

거의 남지 않습니다. 프렌치·이탈리안 로스팅 단계에서는 생두 대비 90% 넘게 사라집니다.

Q3. 클로로겐산을 최대한 지키려면 어떤 커피를 마셔야 하나요?

라이트 로스팅보다 더 낮은 온도, 1차 크랙 전 단계까지 내려가야 합니다. 다만 이 단계는 커피 특유의 향과 맛이 거의 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수해야 합니다.

Q4. 포장지에서 클로로겐산 함량을 확인할 방법이 있나요?

정확한 수치를 표시할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로스팅 단계 표시(라이트·미디엄·다크)를 참고해 대략적인 방향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Ali, M., Yousef, M., Khalil, M., Ruan, Z., Salama, M. A., Rizk, A., Kamel, R. M., Alqah, H., Abdelkarim, D. O., & Younis, M. (2025). Modulating bioactive compounds and antioxidant potential in coffee beans: impact of roasting on amino acids, phenolics, proteins, and caffeine. International Journal of Food Science and Technology, 60(2), vvaf189.
https://doi.org/10.1093/ijfood/vvaf189

Moon, J. K., Yoo, H. S., & Shibamoto, T. (2009). Role of Roasting Conditions in the Level of Chlorogenic Acid Content in Coffee Beans: Correlation with Coffee Acidity. 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 57(12), 5365–5369.
https://doi.org/10.1021/jf900012b

글쓴이 소개
mary wells garden — 저온 로스팅 기술 특허 보유자
2013년부터 160°C 이하 저온 로스팅의 효과를 독자적으로 연구해 왔으며, 관련 로스팅 기술로 특허(제10-2916444호)를 취득했습니다. 유럽 바리스타 자격증과 국내 바리스타 자격을 보유하고 있지만 바리스타로 직접 활동하지는 않고, 오직 '저온 로스팅' 한 가지 주제에만 집중해 10년 넘게 자료를 모으고 실험해 왔습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그 과정에서 쌓은 경험과 공개된 연구 자료를 근거로, 원두의 성분 변화와 항산화 성분 보존에 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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