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가득한 콜드브루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비슷해 보여도 만드는 방식과 맛이 다릅니다. 먼저 답하자면, 부드러운 콜드브루라고 카페인이 반드시 적거나 많은 것은 아닙니다. 한 잔의 카페인은 콜드브루 원액의 농도와 사용량, 아메리카노의 에스프레소 샷 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글의 연구 자료와 외부 링크는 2026년 9월 17일 기준으로 확인했습니다. 특정 매장이나 제품의 카페인 함량을 평가하는 글은 아닙니다.
- 콜드브루는 차가운 물로 추출하는 방식이고,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더해 완성하는 음료입니다.
- 부드러운 맛은 카페인이 적다는 뜻도, 많다는 뜻도 아닙니다.
- 콜드브루는 원액의 농도와 사용량,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 샷 수를 확인해야 한 잔의 카페인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 물이나 얼음을 더하면 맛과 mL당 농도는 연해지지만, 이미 컵에 들어온 카페인의 총량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콜드브루와 아메리카노, 맛과 카페인은 무엇이 다를까?
2023년 여름, 새로 볶은 원두를 테스트하던 날 같은 원두로 콜드브루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나란히 내려 마셔본 적이 있습니다. 얼음을 채우는 방식은 똑같았는데, 한 모금 넘기자마자 목넘김과 향이 전혀 다르게 느껴져서 그 자리에서 노트에 메모를 남겼던 기억이 납니다.
콜드브루는 찬물로 커피 성분을 꺼내는 '추출 방식'이고,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더해 완성한 '음료'라는 점에서 두 이름은 애초에 같은 기준에서 출발하지 않았습니다. 콜드브루는 대체로 둥글고 부드럽게 느껴지고, 아메리카노는 갓 추출한 향이 빠르게 전해지는 편이지만, 카페인은 음료 이름만 보고 어느 쪽이 더 많다고 정할 수 없습니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출발점은 두 커피를 만드는 방식에 있습니다.
저는 이 차이를 '요리법'과 '완성된 메뉴 이름'의 차이로 봅니다. 콜드브루는 어떤 온도의 물로 커피 성분을 꺼냈는지를 말하고,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를 물과 섞어 어떻게 마실지를 말합니다. 그래서 두 잔을 단순히 찬 커피와 뜨거운 커피로 나누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일반적인 침출식 콜드브루는 굵게 분쇄한 원두를 찬물이나 상온의 물에 여러 시간 담가 두었다가 걸러냅니다. 콜드드립도 차가운 물을 사용하지만, 물방울이 원두층을 통과하며 이동한다는 점에서 원두가 물에 잠겨 있는 침출식 콜드브루와 구조가 다릅니다.
아메리카노의 출발점은 에스프레소입니다. 곱게 간 원두층에 뜨거운 물을 압력으로 통과시켜 짧은 시간에 에스프레소를 얻고, 여기에 물과 얼음을 더합니다. 이때 물을 붓는 과정은 새로운 카페인을 추출하는 단계가 아니라 이미 추출된 에스프레소의 농도를 조절하는 단계입니다.
| 비교 항목 | 콜드브루 | 아메리카노 |
|---|---|---|
| 이름이 뜻하는 것 | 차가운 물을 이용한 추출 방식 | 에스프레소에 물을 더한 음료 |
| 추출 조건 | 찬물·상온수와 긴 접촉 시간 | 뜨거운 물·압력과 짧은 추출 시간 |
| 한 잔을 만드는 방법 | 완성액을 바로 마시거나 원액을 희석 | 에스프레소에 물과 얼음 추가 |
| 카페인 비교에 필요한 정보 | 원액 농도와 실제 사용량 | 한 샷의 카페인과 샷 수 |
| 흔히 느끼는 맛 | 둥글고 부드럽게 느껴지는 편 | 갓 추출한 향이 빠르게 전해지는 편 |
아메리카노는 머신 소리와 함께 커피가 잔에 떨어지고 향이 퍼지는 장면이 눈앞에 보입니다. 반면 콜드브루는 주문하면 금방 나오지만, 실제 제조는 훨씬 전에 시작됐습니다. 아메리카노가 '눈앞에서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커피'라면, 콜드브루는 '이미 끝난 기다림을 잔에 담아 내놓는 커피'인 셈입니다.
"콜드브루는 바로 따라 주는데 왜 더 비쌀까?"라는 궁금증도 여기에서 생깁니다. 주문받은 뒤의 제조 시간은 짧지만, 매장에서는 미리 원두와 물, 추출 시간과 보관 공간을 들여 한 번에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다만 실제 가격은 원두와 제조 방식, 매장 정책에 따라 달라지므로 모든 콜드브루가 아메리카노보다 비싸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2019년 Angeloni 등이 발표한 연구에서는 침출식 콜드브루와 콜드드립을 비교해 추출 구조가 달라지면 카페인과 산 성분, 고형분과 감각 특성도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차가운 물로 만든 커피' 안에서도 제조법이 하나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콜드브루 카페인은 아메리카노보다 정말 많을까?
몇 해 전, 오후 내내 원두 테스트를 하다가 유난히 연하게 우려진 콜드브루 한 병을 늦은 시간까지 나눠 마신 날이 있었습니다. 맛이 순해서 카페인도 적을 거라 생각하고 편하게 마셨는데, 그날 밤 유독 잠이 오지 않아 스스로도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콜드브루가 더 셀 수도 있고, 아메리카노가 더 셀 수도 있습니다. 부드러운 콜드브루가 아메리카노보다 카페인이 많을 수는 있지만, 그 이유는 부드러운 맛이 아니라 한 잔에 들어간 원액의 농도와 양에 있습니다.
여기서 '진한가'와 '한 잔에 총 몇 mg이 들어 있는가'를 나누어 봐야 합니다. 진한 콜드브루 원액도 조금만 사용하면 한 잔의 카페인이 낮아질 수 있고, 연하게 보이는 아메리카노도 에스프레소 샷을 여러 개 넣으면 총량이 커질 수 있습니다.
계산 원리는 어렵지 않습니다.
| 음료 | 한 잔의 카페인을 좌우하는 기준 |
|---|---|
| 아메리카노 | 에스프레소 한 샷의 카페인 × 샷 수 |
| 콜드브루 | 원액의 카페인 농도 × 실제 사용한 원액의 양 |
아메리카노에 물을 더 부으면 맛은 연해집니다. 하지만 검은 잉크에 물을 섞는다고 처음 넣은 잉크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이미 에스프레소와 함께 들어온 카페인도 없어지지 않습니다. 얼음이 녹으면 mL당 농도는 낮아지지만, 컵 안의 커피를 버리지 않는 한 카페인의 총량은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쓴맛은 카페인 계량기가 아닙니다. 국이 맵다고 해서 소금이 더 많이 들어갔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처럼, 커피가 쓰다고 카페인이 더 많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커피의 쓴맛에는 로스팅 정도와 추출 조건 등 여러 요소가 관여하지만, 카페인 총량은 실제로 사용한 커피와 추출액의 양까지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변에서도 콜드브루가 순해서 가벼운 커피인 줄 알고 마셨다가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물론 이 경험만으로 콜드브루가 수면을 방해한 원인이라고 증명할 수는 없습니다. 마신 양과 시간, 개인의 카페인 민감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부드러운 맛만 믿고 카페인도 적을 것이라고 짐작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보여줍니다.
2017년 Fuller와 Rao가 발표한 연구에서는 같은 커피·물 비율로 차갑게 우린 커피와 뜨거운 물로 우린 커피를 비교했습니다. 중간 분쇄에서는 두 방식의 카페인 농도 차이가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지만, 굵은 분쇄에서는 콜드브루의 카페인 농도가 더 높았습니다. 이 실험에서 카페인과 3-CGA는 약 400분, 즉 6시간 40분 부근에서 대부분 평형에 도달했습니다. 12시간이나 24시간을 우린다고 카페인이 같은 속도로 계속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여기에는 꼭 짚어야 할 한계가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비교한 뜨거운 커피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더한 아메리카노가 아닙니다. 따라서 이 결과만으로 "콜드브루는 모든 아메리카노보다 카페인이 많다"고 바꾸어 말할 수 없습니다. 카페에서 두 음료를 비교하려면 콜드브루 원액의 투입량과 아메리카노의 샷 수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콜드브루와 아메리카노, 맛과 산미 차이는 물 온도만으로 설명될까?
예전에 지인 몇 명과 함께 모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같은 원두로 내린 콜드브루와 아메리카노를 눈을 가린 채 마시게 하고 "어떤 맛이 더 좋아?", "이게 무슨 커피인지 알겠어?", "차이를 느낄 수 있어?"라고 하나씩 물어봤는데, 답이 사람마다 제각각이었어요. 같은 두 잔을 놓고도 이렇게 취향이 갈리는구나 싶어 무척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맛과 산미는 물의 온도 하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원두의 산지와 가공 방식, 로스팅 정도, 추출 농도와 마시는 온도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그날 아메리카노를 고른 지인은 막 추출한 커피 향이 코끝으로 전해지는 그 순간이 너무 좋다고 했습니다. 음식은 입으로만 먹는 게 아니잖아요. 눈으로도 먹고, 마음으로도 먹고, 코끝에 닿는 향으로도 먹는다는 생각을 하면 충분히 이해가 가요.
반면 저는 아이스아메리카노가 마시고 싶을 때는 늘 콜드브루를 선택합니다. 텁텁한 쓴맛이 덜하고 목넘김이 좀 더 부드럽다는 느낌이 좋아서입니다. 그날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도 저처럼 콜드브루를 고른 사람, 아메리카노를 고른 사람, 심지어 어느 쪽인지 구분을 못 하겠다는 사람까지 제각각이었는데, 그게 오히려 취향이라는 게 얼마나 개인적인 건지 실감하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결국 어느 쪽이 더 좋은 커피라서가 아니라, 각자가 커피에서 기대하는 즐거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갓 추출한 향을 먼저 찾고, 누군가는 모서리 없이 편안하게 넘어가는 맛을 더 좋아하는 것이죠.
콜드브루를 두고 "산미가 적다"고 말할 때도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입안에서 덜 시게 느껴지는 것과 pH가 크게 다른 것은 같은 뜻이 아닙니다. pH는 현재 커피가 얼마나 산성인지를 보여주고, 적정산도는 그 안의 산을 중화하는 데 염기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측정합니다. 첫맛에서 느끼는 신맛과 컵 안에 존재하는 산의 전체적인 힘을 서로 다른 자로 재는 셈입니다.
2018년 Rao와 Fuller가 발표한 연구에서는 브라질과 에티오피아 두 지역을 포함한 여섯 산지의 라이트 로스트 원두를 같은 커피·물 비율로 비교했습니다. 콜드브루와 뜨거운 물로 우린 커피의 pH는 4.85에서 5.13으로 비슷했습니다. 반면 뜨거운 물로 우린 커피에서는 적정산도와 항산화 활성이 더 높게 측정됐습니다. 이 결과만으로 콜드브루를 '산성이 아닌 커피'라고 부르거나 위장에 더 편한 커피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맛의 차이도 더 섬세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2년 Batali 등이 발표한 연구에서는 세 산지의 원두를 세 단계로 로스팅하고 4℃, 22℃, 92℃에서 추출했습니다. 모든 커피를 2% TDS로 맞춘 뒤 같은 4℃에서 제공해, 진하기와 마시는 온도의 영향을 줄였습니다. 이 조건에서는 차갑게 추출한 커피의 꽃 향이 더 높았고, 뜨겁게 추출한 커피는 쓴맛과 신맛, 고무 향이 더 강하게 평가됐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콜드브루에서 꽃 향이 나고 모든 아메리카노가 쓰고 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연구는 에스프레소 기반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완전 침출식 커피를 비교했고, 산지와 로스팅에 따른 상호작용도 컸습니다. 연구진 역시 원두 종류에 따라 추출 온도가 감각 특성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맛을 고를 때는 취향을 따르면 됩니다. 갓 추출한 향과 샷 수를 조절하는 편리함이 좋다면 아메리카노가 잘 맞을 수 있고, 둥글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을 좋아한다면 콜드브루가 더 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카페인만큼은 혀의 느낌으로 가늠하지 말고, 표시된 카페인 함량과 원액 사용량, 샷 수라는 숫자로 판단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콜드브루는 오래 추출할수록 카페인이 계속 늘어나나요?
같은 속도로 계속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Fuller와 Rao의 2017년 실험에서는 카페인과 3-CGA가 약 400분 부근에서 대부분 평형에 도달했습니다. 다만 원두와 물의 비율, 로스팅 정도와 추출 온도가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Q2.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얼음이 녹으면 카페인이 줄어드나요?
카페인의 농도는 낮아지지만 컵 안의 총량은 줄지 않습니다. 얼음이 녹아 물이 늘어나면 맛이 연해질 뿐, 이미 추출된 카페인이 제거되는 것은 아닙니다. 카페인을 줄이고 싶다면 물의 양보다 에스프레소 샷 수를 조절해야 합니다.
Q3. 콜드브루는 산미가 적으니 위에도 더 편한가요?
덜 시게 느껴지는 맛과 위장 증상에 미치는 영향은 따로 봐야 합니다. 2018년 연구에서는 콜드브루와 뜨거운 물로 우린 커피의 pH가 비슷했고, 적정산도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 결과만으로 위장 질환의 예방이나 증상 개선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Q4. 카페인에 민감하다면 어느 커피를 골라야 하나요?
음료 이름보다 표시된 카페인 함량과 샷 수, 콜드브루 원액 사용량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미국 FDA는 대부분의 성인에게 하루 400mg을 일반적으로 부정적 영향과 연관되지 않는 양으로 제시하지만, 개인의 민감도와 복용 약물,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적절한 양은 달라질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임신·수유 중이거나 복용 약물과 카페인의 관계가 걱정된다면 의료진과 상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References
Fuller, M., & Rao, N. Z. (2017). The Effect of Time, Roasting Temperature, and Grind Size on Caffeine and Chlorogenic Acid Concentrations in Cold Brew Coffee. Scientific Reports, 7, 17979.
https://doi.org/10.1038/s41598-017-18247-4
Rao, N. Z., & Fuller, M. (2018). Acidity and Antioxidant Activity of Cold Brew Coffee. Scientific Reports, 8, 16030.
https://doi.org/10.1038/s41598-018-34392-w
Angeloni, G., Guerrini, L., Masella, P., Innocenti, M., Bellumori, M., & Parenti, A. (2019). Characterization and Comparison of Cold Brew and Cold Drip Coffee Extraction Methods. Journal of the Science of Food and Agriculture, 99(1), 391–399.
https://doi.org/10.1002/jsfa.9200
Batali, M. E., Lim, L. X., Liang, J., Yeager, S. E., Thompson, A. N., Han, J., Ristenpart, W. D., & Guinard, J. X. (2022). Sensory Analysis of Full Immersion Coffee: Cold Brew Is More Floral, and Less Bitter, Sour, and Rubbery Than Hot Brew. Foods, 11(16), 2440.
https://doi.org/10.3390/foods11162440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Spilling the Beans: How Much Caffeine Is Too Much?
https://www.fda.gov/consumers/consumer-updates/spilling-beans-how-much-caffeine-too-m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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