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로스터 변천사, 로스팅은 어떻게 '저온 제어'를 고민하게 됐을까?

2025년 9월, 작업장을 옮기면서 로스터도 바꿨습니다. 그전까지는 30kg 가스 로스터를 썼고, 지금은 주문 제작한 60kg 전기 로스터를 씁니다.

가스 로스터를 쓰던 시절에는 날씨가 큰 변수였습니다. 여름에 태풍이 오거나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이면 배출구로 바람이 거꾸로 들어왔고, 그러면 로스터 안의 온도를 일정하게 붙잡아 두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낮은 온도를 오래 유지해야 하는 저온 로스팅에는 특히 까다로운 날이었습니다. 그런 날은 로스팅을 할 수 없어서 다음 날로 미뤘습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밸브를 열어 두고 불을 붙이려는데 마침 전화가 오거나 누가 찾아오면, 점화가 잠깐 늦어지곤 했습니다. 그렇게 조금 늦게 불을 붙였다가 불길이 확 올라와 "큰일 날 뻔했다" 하고 가슴을 쓸어내린 기억이 있습니다. 가스 로스터를 써 본 분이라면 한 번쯤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저온 로스팅을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시간이었습니다. 원하는 낮은 온도를 유지하면서 배출 시점을 맞추려면 오래 걸렸고, 그만큼 하루 작업량이 적었습니다. 지금은 생두 60kg 한 포대를 그대로 한 번에 볶습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로스터는 언제부터 이렇게 온도를 재고, 조절할 수 있게 됐을까요? 이 글에서는 저온 로스팅을 다시 설명하는 대신, 로스터가 무엇을 측정하고 무엇을 조절할 수 있게 됐는지를 기록이 남은 순서대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1846년 J. W. Carter 커피 로스터 특허 그림과 2026년 저온 로스팅 작업장의 외부 집진기를 나란히 놓은 비교 이미지

1846년 Carter 로스터 특허 그림(Ukers, 1922)과 지금 작업장의 외부 집진기

이 글의 연구 자료와 외부 링크는 2026년 10월 12일 기준으로 확인했습니다. 특정 로스터 제조사나 제품을 평가하는 글은 아닙니다.

목차

온도계가 없던 시절, 커피 로스팅 정도는 무엇으로 판단했을까?

로스터에 온도계가 붙기 전에는 냄새와 연기 색, 그리고 볶는 도중 꺼내 본 원두의 색으로 로스팅 정도를 판단했습니다.

1922년 William H. Ukers가 펴낸 『All About Coffee』에는 커피 도구의 변천이 연도별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15세기 무렵 튀르키예와 페르시아에서 쓰던 구멍 뚫린 로스팅 접시가 있었고, 1650년경에는 손잡이를 돌려 원두를 계속 움직이는 금속 원통형 로스터가 나왔습니다. 원통을 돌린 것은 원두가 한쪽만 타지 않게 하려는 장치였지만, 원통 안의 온도를 잴 방법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볶는 사람은 원두를 직접 꺼내 봐야 했습니다. Ukers는 1824년 영국 Evans의 특허에 볶는 중인 커피를 꺼내 보는 대롱 모양의 샘플러가 들어 있었고, 1847~48년 Dakin의 로스터에는 기계를 멈추지 않고 원두를 확인하는 샘플러가 달려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1850년대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한 로스팅업자는 틈새로 새어 나오는 연기의 색을 보고 거의 다 볶였는지를 가늠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열을 붙잡아 두려는 고민도 이 무렵 기록에 보입니다. Ukers는 1846년 미국 J. W. Carter의 로스터 특허(제4,849호)가 화덕의 열이 너무 빨리 빠져나가지 않도록 공기 칸을 두었다고 적었습니다. 온도를 잴 수는 없어도, 열을 잃지 않으려는 설계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1922년 Ukers의 All About Coffee에 실린 1846년 J. W. Carter 커피 로스터 특허 그림

1846년 J. W. Carter의 커피 로스터 특허 그림
출처: W. H. Ukers, All About Coffee (1922)

1879년 Jabez Burns가 남긴 기준도 감각에 기대고 있습니다. 향이 코를 찌를 만큼 올라왔는지, 원두를 쪼갰을 때 겉과 속의 색이 고른지를 함께 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겉모습만으로는 제대로 판단할 수 없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1864년 Burns 드럼 로스터 특허, 불에서 떼지 않고 볶게 되면서 무엇이 달라졌을까?

1864년 Jabez Burns의 미국 특허 로스터는 볶은 원두를 꺼낼 때 로스터를 불에서 옮기지 않아도 되는 구조였습니다. Ukers는 이 기계를 그런 방식의 첫 기계로 소개했습니다.

이전에는 다 볶은 원두를 쏟아 내려면 원통을 불에서 들어내야 했습니다. 불 위에 그대로 둔 채 원두를 꺼낼 수 있게 되면서, 열을 다루는 흐름이 그만큼 덜 끊기게 된 셈입니다. Burns는 같은 해 원통 안에 이중 나선을 넣어 원두가 원통 끝에서 끝까지 고르게 퍼지게 했고, 1867년에는 공기를 원두 사이로 아래로 빨아들여 빠르게 식히는 냉각 장치도 내놓았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Burns가 천천히 볶는 방식을 좋게 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는 한 시간에 걸쳐 볶은 원두보다 30분 만에 같은 색에 이른 원두가 분쇄할 때도, 팔 때도, 마실 때도 낫다고 했습니다. 타거나 얼룩지지 않게 고르게, 그러면서도 가능한 한 빨리 볶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기준이었습니다.

적어도 Burns의 기준에서 천천히 볶는 방식은 장점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상업 로스팅이 지향한 것은 '빠르고 고르게'였습니다.

가스·전기 로스터는 언제 나왔을까? 열원으로 본 커피 로스터 변천사

우리 작업장이 가스에서 전기로 옮겨 온 길을, 로스터의 역사는 100여 년 전에 이미 지나갔습니다.

19세기 말에는 가스가, 20세기 초에는 전기가 로스터의 열원으로 등장했습니다. 다만 Ukers가 책을 펴낸 1922년까지 미국에서 전기 로스터는 크게 자리 잡지 못했다고 그는 적었습니다.

연도Ukers(1922)에 남은 기록
1877프랑스 마르세유의 Roure가 처음으로 가스 로스터를 만든 것으로 보임
1893미국에 첫 직화식 가스 로스터가 설치됨(뉴욕)
1896미국에서 천연가스를 로스팅 연료로 처음 사용
1899불꽃을 넓게 퍼뜨려 눌어붙지 않고 고르게 볶이도록 한 가스 로스터 설계 등장
1903미국의 George C. Lester가 전기로 가열하는 로스터 특허를 받음
1906독일에서 전기 로스터가 시연됨
1909영국 런던의 Uno사가 전기 가열 로스터를 판매

1899년의 설계에서 보이듯, 이 시기의 관심은 여전히 원두를 태우지 않는 데 머물러 있었습니다. 제가 확인한 Ukers의 로스팅 도구 장에는 온도계로 원두 온도를 쟀다는 기록이 나오지 않습니다. 원두의 온도를 직접 읽는 장치는 이보다 한참 뒤의 특허에서 보입니다.

Ukers는 독일 에메리히(Emmerich)의 한 기계 공장이 석탄과 코크스, 가스를 쓰는 로스터를 함께 만들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한 공장이 열원별로 로스터를 따로 내놓던 시기였습니다. 아래 그림의 가스 로스터와 석탄 로스터도 이 공장의 제품입니다. 열원은 달라도, 원통에 원두를 넣어 돌리고 다 볶은 원두를 둥근 냉각판에 쏟아 식히는 구조는 서로 닮았습니다.

1922년 Ukers의 All About Coffee에 실린 독일의 가스 로스터와 석탄 로스터 그림

왼쪽 Perfekt 가스 로스터, 오른쪽 Probat 석탄 로스터
출처: W. H. Ukers, All About Coffee (1922)

열원이 바뀐다는 것이 현장에서 어떤 의미인지는 우리 작업장의 경험으로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역류 바람 문제는 전기로 바꾼 뒤 사라졌습니다. 그보다 더 크게 느낀 것은 열을 세밀하게 다룰 수 있게 되면서 배출 시점을 훨씬 섬세하게 맞출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원두 온도를 직접 재는 로스터, 1976년 Sivetz 특허는 무엇을 바꿨을까?

1976년 등록된 Michael Sivetz의 미국 특허는 움직이는 원두 더미 속에 온도 탐침을 넣어 원두 온도를 직접 읽고, 그 값으로 히터를 자동 조절할 수 있게 설계됐습니다.

원두를 공중에 띄워 볶는 발상 자체는 더 오래됐습니다. Ukers는 1912년 런던에서 William Lawton이 원두를 띄운 채 3분 만에 연갈색으로 볶는 가스 로스터를 시연했다고 기록했습니다. Sivetz 특허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띄워 볶는 방식보다 온도를 읽는 방식입니다.

1974년 출원해 1976년 6월 등록된 이 특허(미국 특허 제3,964,175호)는 뜨거운 공기로 원두를 띄워 순환시키며 볶는 방식입니다. 원두 더미 안에 꽂은 열전대 탐침이 원두 온도를 다이얼 온도계에 보여 주고, 히터를 지난 공기의 온도는 별도의 온도계로 읽습니다. 특허에는 이 탐침을 히터의 자동 온도 조절에 연결할 수 있다는 내용과, 공기를 화씨 530도(약 277°C) 이하로 가열한다는 조건이 적혀 있습니다.

공기 온도와 원두 온도를 따로 잰다는 것이 왜 중요할까요? 오븐 다이얼이 200°C를 가리켜도 고기 속은 그보다 한참 낮은 것과 같습니다. 오븐 온도만 보던 요리에 고기 속 온도계를 꽂게 된 변화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몇 년 뒤의 산업용 특허는 다른 기준을 택하기도 했습니다. General Foods가 1982년 출원해 1985년 등록한 특허(미국 특허 제4,501,761호)는 원두를 띄우는 열풍의 온도를 200~240°C로 맞춰 2~10분 동안 볶고, 볶은 원두의 밀도로 결과를 관리했습니다. 원두 온도는 열풍 온도에 가까워진다고 보고 직접 기준으로 삼지 않았습니다. 이 특허가 다룬 범위는 고온에서 수 분 안에 끝나는 로스팅이었습니다.

두 특허를 나란히 놓으면, 원두 온도를 직접 재는 기술이 나온 뒤에도 무엇을 기준으로 볶을지는 설계마다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로스팅 온도 곡선 연구, 시간과 온도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는?

처음 저온 로스팅을 할 때 시간이 오래 걸려 애를 먹었다고 말씀드렸는데, 연구자들이 주목한 것도 바로 그 시간과 온도의 조합이었습니다.

Schenker 등은 2001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서 열린 제19회 국제 커피 과학 학술대회(ASIC)에서, 같은 정도로 볶은 원두라도 거쳐 온 시간과 온도의 경로가 다르면 향 성분 구성이 달라진다고 보고했습니다.

연구진은 열풍 로스팅으로 여섯 가지 온도 곡선을 적용해 원두를 같은 로스팅 정도까지 볶은 뒤, 향 성분을 분석했습니다. 대부분의 향 성분은 원두 수분이 약 7%에서 2%로 줄어드는 탈수 중간 단계에서 농도가 가장 높아졌습니다. 연구진은 원하는 향을 만들려면 로스팅 시간과 온도를 정밀하게 조절해야 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 연구 흐름은 2002년 같은 연구진이 Journal of Food Science에 발표한 로스팅 조건과 향 성분 형성에 관한 논문으로, 2008년에는 Baggenstoss 등이 서로 다른 시간·온도 조건을 적용한 로스팅 연구로 이어졌습니다. 앞선 특허들이 '몇 도까지 올릴까'를 정했다면, 이 연구들은 '어떤 경로로 그 온도에 도달할까'를 물은 셈입니다.

원두 온도 곡선을 따라 볶는 로스터, 2000년대 특허는 무엇을 더했을까?

2000년 등록된 미국 특허는 저장해 둔 '시간별 원두 온도 곡선'에 맞춰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히터 출력을 조절하는 로스터를 담았고, 2006년 공개된 특허 출원에는 온도가 오르는 속도의 조절과 로스팅 기록 저장까지 들어갔습니다.

연구가 '어떤 경로로 볶을까'를 물었다면, 로스터는 그 경로를 그대로 따라가는 방법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Gerhardt와 Cook이 1999년 출원해 2000년 4월 등록한 특허(미국 특허 제6,053,093호)는 원두 속에 묻힌 온도 센서로 원두 온도를 재고, 이를 미리 저장한 '시간에 따른 원두 온도 곡선'과 비교합니다. 원두 온도가 곡선에서 벗어나면 히터 출력을 바꿔 다시 곡선 위로 돌려놓는 방식이며, 사용자는 저장된 곡선을 고르거나 일부를 고칠 수 있습니다.

1976년 Sivetz 특허가 원두 온도의 상한에 이르면 히터를 끄는 데 그쳤다면, 이 특허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해 둔 곡선 전체를 따라가도록 열을 계속 조절합니다. 온도의 끝점이 아니라 지나가는 길 전체를 관리하게 된 것입니다.

Ribich가 2006년 출원해 같은 해 공개된 특허 출원(미국 공개특허 제2006/0266229호)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원두 온도와 주변 온도를 각각 재고, 사용자가 입력한 시간·온도 값으로 곡선을 계산한 뒤, PID라는 자동 제어 방식으로 버너 출력을 조절해 온도가 오르는 속도를 관리합니다. 로스팅마다 데이터를 기록해 남기는 기능도 들어 있습니다.

이 출원에서 눈에 띈 대목은 습도와 기압, 공기 흐름까지 고려할 변수로 다뤘다는 점입니다. 바람 부는 날 온도가 흔들려 로스팅을 미루던 가스 로스터 시절을 떠올리면, 로스터 밖의 환경까지 계산에 넣으려 한 시도가 남의 일처럼 읽히지 않았습니다.

저온 로스팅 제어는 언제부터 가능해졌을까? 확인된 기록과 해석

'최초의 저온 로스팅'이 언제였는지는 남아 있는 기록으로 특정할 수 없습니다. 대신 원두 온도를 재는 기술, 열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술, 시간·온도 경로를 다루는 연구가 차례로 쌓여 온 과정은 자료로 따라가 볼 수 있습니다.

시기무엇으로 판단·측정했나무엇을 조절했나근거
15세기~1650년경측정 도구 없음불과의 거리, 원두를 계속 굴리기Ukers(1922)
1824~1850년대샘플러로 꺼낸 원두 색, 연기 색배출 시점, 열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공기 칸(1846년)Ukers(1922)
1864~1879년향, 쪼갠 원두의 속 색불에서 떼지 않는 배출, 원두 고르게 섞기Ukers(1922), Burns의 기준
1877~1919년확인한 기록에 측정 방식 언급 없음열원(가스·전기), 1912년 원두를 띄워 볶는 방식 시연Ukers(1922)
1976년원두 온도 탐침, 공기 온도계원두 온도에 따른 히터 자동 조절Sivetz 특허
1985년열풍 온도, 볶은 원두 밀도열풍 온도(200~240°C)와 시간General Foods 특허
2000년원두에 묻힌 온도 센서저장된 시간별 원두 온도 곡선에 맞춘 히터 출력Gerhardt·Cook 특허
2001~2008년시간·온도 경로와 향 성분 분석온도 곡선 전체를 연구 변수로Schenker 등, Baggenstoss 등
2006년원두·주변 온도, 습도·기압·공기 흐름온도 상승 속도(PID 제어), 로스팅 기록 저장Ribich 특허 출원

여기부터는 기록을 바탕으로 한 제 해석입니다. 낮은 온도를 오래 지키는 로스팅에는 세 가지가 함께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두 온도를 직접 읽는 것, 바람이나 불꽃의 흔들림에 덜 휘둘리는 열원, 그리고 낮은 온도를 긴 시간 유지하는 조절 장치입니다. 표에서 보듯 이 셋은 한꺼번에 등장하지 않았고, 수십 년에 걸쳐 따로 발전해 왔습니다.

우리 작업장이 가스에서 전기로 바꾸며 느낀 변화도 이 셋 가운데 두 번째, 세 번째와 맞닿아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우리 작업장 환경에서 겪은 일이고, 가스 로스터로 저온 로스팅을 하는 곳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왜 낮은 온도를 택했는지도 여기서 밝혀 두는 게 맞겠습니다. 2013년 저온 로스팅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맛이나 향이 아니었습니다. 논문을 읽다가 생두 속 클로로겐산이 로스팅을 거치며 줄어든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 성분을 덜 잃는 볶는 방법을 찾고 싶어진 것이 출발점이었습니다. 2021년 Awwad 등의 분석에서도 클로로겐산은 생두에서 가장 많았고, 로스팅 정도가 높아질수록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Burns가 내세운 '빠르게 볶아야 낫다'는 기준이 분쇄와 판매, 맛을 향했다면, 우리가 본 기준은 원두 성분이 얼마나 덜 변하느냐였습니다. 그 기준을 지키려면 시간이 더 걸리는 쪽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922년의 책 속에 '천천히 볶은 원두가 못하다'는 19세기의 말이 남아 있다는 것을 떠올리면, 로스터의 역사는 '얼마나 빨리 고르게 볶을까'에서 '어떤 경로로 볶을까'로 관심이 옮겨 온 과정처럼 읽힙니다. 낮은 온도를 오래 지키는 로스팅은 그만큼 측정과 조절이 세밀해진 뒤에야 고민할 수 있었던 선택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최초의 저온 로스팅은 언제 시작됐을까요?

시작 시점을 정한 기록은 이번 조사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글에서 살펴본 Ukers의 1922년 기록, 1976년부터 2006년까지의 특허, 2001년 이후의 연구 어디에도 저온 로스팅의 시작을 특정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Ukers는 현대식 부엌 화덕이 나오기 전 가정에서는 불꽃 없는 숯불로 커피를 볶는 일이 많았다고 적었지만, 그때의 약한 불과 원두 온도를 재며 관리하는 오늘날의 저온 로스팅은 측정 방식부터 다릅니다.

Q2. 로스터에 표시되는 온도는 원두 온도일까요?

로스터마다 다릅니다. 온도 센서가 원두 더미 안에 있는지, 드럼 안 공기나 배기 쪽에 있는지에 따라 같은 순간에도 표시되는 값이 달라집니다. 1976년 Sivetz 특허도 원두 온도계와 공기 온도계를 따로 두었고, 1985년 General Foods 특허는 열풍 온도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로스팅 온도를 이야기할 때는 어느 위치에서 잰 값인지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Q3. 가스 로스터와 전기 로스터, 저온 로스팅에는 어느 쪽이 나을까요?

저온 로스팅을 기준으로 두 방식을 비교한 연구는 이번에 살펴본 자료에 없었습니다. 우리 작업장에서는 전기로 바꾼 뒤 온도가 안정되고 한 번에 볶는 양이 늘어난 점이 컸습니다. 로스터의 성능은 열원뿐 아니라 설계, 용량, 설치 환경에 따라서도 달라지므로, 각자의 작업 환경을 함께 따져 보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한 자료 (References)

Ukers, W. H. (1922). All About Coffee. New York: The Tea and Coffee Trade Journal Company. Chapter XXXIV, The Evolution of Coffee Apparatus.
Project Gutenberg 공개 원문

Sivetz, M. (1976). Coffee roasting system. U.S. Patent No. 3,964,175.
https://patents.google.com/patent/US3964175A/en

Mahlmann, J. P., Schecter, S. M., & Scher, L. (1985). Controlled coffee roasting. U.S. Patent No. 4,501,761 (General Foods Corporation).
https://patents.google.com/patent/US4501761A/en

Schenker, S., Heinemann, C., Huber, M., Pompizzi, R., Perren, R., & Escher, F. (2001). Impact of roasting temperature profiles on chemical reaction conditions in coffee beans. 19th International Scientific Colloquium on Coffee (ASIC), Trieste.
서지 기록 및 초록

Schenker, S., Heinemann, C., Huber, M., Pompizzi, R., Perren, R., & Escher, F. (2002). Impact of Roasting Conditions on the Formation of Aroma Compounds in Coffee Beans. Journal of Food Science, 67(1), 60–66.
https://doi.org/10.1111/j.1365-2621.2002.tb11359.x

Baggenstoss, J., Poisson, L., Kaegi, R., Perren, R., & Escher, F. (2008). Coffee Roasting and Aroma Formation: Application of Different Time−Temperature Conditions. 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 56(14), 5836–5846.
https://doi.org/10.1021/jf800327j

Gerhardt, W., & Cook, W. (2000). Coffee roaster with roasting profile control. U.S. Patent No. 6,053,093.
https://patents.google.com/patent/US6053093A/en

Ribich, P. (2006). Coffee roasting control system and process. U.S. Patent Application Publication No. 2006/0266229 (Ambex Inc.).
https://patents.google.com/patent/US20060266229A1/en

Awwad, S., Issa, R., Alnsour, L., Albals, D., & Al-Momani, I. (2021). Quantification of Caffeine and Chlorogenic Acid in Green and Roasted Coffee Samples Using HPLC-DAD and Evaluation of the Effect of Degree of Roasting on Their Levels. Molecules, 26(24), 7502.
https://doi.org/10.3390/molecules26247502

글쓴이 소개
mary wells garden — 저온 로스팅 기술 특허 보유자
2013년부터 160°C 이하 저온 로스팅의 효과를 독자적으로 연구해 왔으며, 관련 로스팅 기술로 특허(제10-2916444호)를 취득했습니다. 유럽 바리스타 자격증과 국내 바리스타 자격을 보유하고 있지만 바리스타로 직접 활동하지는 않고, 오직 '저온 로스팅' 한 가지 주제에만 집중해 10년 넘게 자료를 모으고 실험해 왔습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그 과정에서 쌓은 경험과 공개된 연구 자료를 근거로, 원두의 성분 변화와 항산화 성분 보존에 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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